[기업 인사이트] 온라인 중계 플랫폼 ‘크몽’
코로나 이후 유망사업모델 부상0, 디자인 등 11개분야 서비스 제공
벤처캐피털서 110억원 투자유치…단기채용서비스 연내 론칭 추진

 

코로나19가 길어지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란 프리랜서 근로 형태의 경제 시스템을 이르는 말이다. 임시 계약으로 노동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경제 형태다. 긱은 작은 규모의 연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다.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하룻밤 동안 연주해줄 아티스트를 구하는 단기계약에서 유래됐다.

긱 이코노미는 한동안 1인 자영업자를 뜻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그 의미가 조금 바뀌었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정 시간 동안 짧게 근로자를 고용하는 형태를 일컫는 용어가 됐다. 앱을 기반으로 배달이나 청소, 대리운전 등을 서비스하는 형태가 긱 이코노미의 대표 사례다. 일부 업계에선 긱 노동자들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긱 이코노미가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와 달리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있다.

 

직장인, 부담없이 투잡 가능

코로나19는 경제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부 기업은 운영난을 겪으며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숙련된 기술자들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 실직자들은 안정된 직장을 찾기 위해 구직활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선 플랫폼에서 단기간 일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도모한다.

이 중에는 배달이나 청소 같은 플랫폼도 있고, 또 자신이 가진 전문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플랫폼도 있다. 크몽이나 숨고 등 플랫폼에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 서비스가 거래되고 있다.

언택트, 비대면 문화는 이런 긱 이코노미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온라인 레슨, 원격 회의 등이 보편화되는 추세이다 보니, 직장인들 역시 보다 부담 없이 과외 시간에 투잡에 뛰어들고 있다. 아니 투잡이 아니라 N잡이다. 여러 직업을 넘나들며 플랫폼에서 기회를 찾는 N잡러가 늘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온라인으로 납품을 하면 끝. 필요하면 택배로 물품을 보내고 받으면 된다. 시간 맞춰 얼굴을 보거나 미팅을 할 이유가 없다. 그만큼 시간 활용이 자유롭다 보니 누구라도 짬을 내 일을 할 수 있다.

실례로 사무직 근로자 A씨를 보자. A씨는 주말이면 웨딩 사진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결혼식이 줄어들자 일감이 없어졌다. 대신 A씨는 크몽이라는 프리랜서 플랫폼을 이용해 새로운 일거리를 찾았다.

크몽에는 제품 사진을 찍고자 하는 업체들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너도나도 쇼핑몰을 창업했고, 이들은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올릴 사진이 필요했다. A씨는 이들에게 주문을 받아 틈틈이 사진을 찍었다.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집에서 꾸민 홈 스튜디오였지만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

퇴근 후 저녁 시간을 이용해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고객과는 톡으로 의사소통을 했고, 물건은 택배로 받았으며, 납품은 이메일로 했다. 기존 직장에선 A씨의 이중생활을 전혀 알 수가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다. A씨는 회사에선 회사일에 충실하고, 부업은 퇴근 후에만 했을 뿐이다.

미래학자들은 향후 10년간 원격근무, 재택 근무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코로나가 종료된 이후에도 온라인 비즈니스는 더욱 일상적인 환경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긱 이코토미 시장은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크몽은 대표적인 긱 이코토미 플랫폼 중의 하나다. 크몽은 구매자와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중계 플랫폼이다. 2012년 박현호 크몽 대표가 처음 서비스를 오픈할 때에는 소소한 심부름을 해주는 퍼스널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개인간에 모닝콜을 해주거나 노래 불러주기, 게임 레슨, 캐리커처 그려주기, 연애편지 대신 써주기 등 개인 사용자 위주의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재능을 거래하는 플랫폼은 국내에선 낯설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검증된 사업 모델이었다.

 

서비스 세분화한 ‘뉴크몽’첫선

박현호 대표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파이버(Fiverr)를 벤치마킹했다. 2010년 탄생한 파이버는 긱 경제의 원조격이다. 5달러에 각종 심부름이나 문서 번역, 과제 제출 등의 재능을 판매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퍼스널 서비스로 시작한 크몽은 2016년부터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점차 모여들며 개인사용자보다 비즈니스 거래가 증가했다. 이에 크몽은 아예 비즈니스 서비스 마켓을 표방하고 나섰다. 디자인, 마케팅, IT 프로그래밍, 콘텐츠 제작, 번역과 통역, 문서와 취업, 운세 및 상담, 레슨, 비즈니스 컨설팅, 기프트 커스텀, 간판 인쇄 등 11개 부문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비즈니스 서비스를 더욱 확대했다. 박 대표는 뉴크몽을 선보였다. 뉴크몽은 마켓, 맞춤 견적, 엔터프라이즈 등으로 관련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마켓은 기존에 서비스하던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이다. 프리랜서들이 전시해놓은 포트폴리오를 돌아보며, 구매자들은 프리랜서를 선택할 수 있다. 맞춤 견적 서비스는 그 반대다. 구매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게시하면, 프리랜서들이 구매자에게 견적을 보낸다. 구매자는 그중 마음에 드는 프리랜서와 견적을 선택해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관리해주는 기업 전담 서비스다.

비즈니스 서비스를 바탕으로 크몽은 독보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크몽 누적 거래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1000억원을 넘겼다. 누적등록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20만 건에 이른다.

코로나19는 크몽에게 좋은 기회다. 거래 건수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긱 이코노미 시대가 앞당겨지며 아웃소싱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 언택트 문화가 확대된 결과다. 올 7월 기준 월 거래량은 5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크몽은 미래를 보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크몽은 조만간 이른바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인적 자원을 클라우드화 해서 유연하게 쓰는 서비스다. 이를 대비해 크몽은 B2B아웃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단기채용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단기채용서비스는 일정 기간 동안 기업에 전문 프리랜서를 매칭해주는 서비스다. 올해 안에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투자도 순항 중이다. 2017년 알토스벤처스에게 30억원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데 이어2018년엔 시리즈B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알토스벤처스를 포함해 인터베스트, 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잘 알려진 벤처캐피탈들이 110억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는 크몽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업계에 따르면 크몽은 올 연말까지 시리즈C 투자에 돌입해 내년 초 유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는 기업공개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크몽은 수수료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프리랜서가 받은 돈에서 수수료를 뗀다. 50만원 이하면 20%, 50~200만원 구간에선 12%, 200만원 초과 구간에선 6%를 가져간다. 프리랜서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크몽 측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당분간 이같은 수수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크몽 외에도 숨고, 탈잉, 프립 등이 관련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숨고는 숨은 고수를 줄인 말이다. 사용자가 숨고 게시판에 요청서를 올리면, 전문가들이 견적서를 제출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단 전문가들이 견적서를 내기 위해선 다소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견적서를 보낼 때마다 크레딧을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저항감을 느끼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도 크레딧이 소모되고, 크레딧에 유효기간도 정해져 있다. 대신 크몽과 같은 20% 거래 수수료는 없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안전거래를 할 경우 숨고는 중간에서 10% 수수료를 챙긴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시에는 채굴 도구와 청바지를 파는 회사가 돈을 벌었다. 긱 이코노미,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라고 다르지 않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출처 : 중소기업뉴스(http://news.kbiz.or.kr)